수영 부상은 왜 반복될까? 필라테스에서 찾은 어깨·허리·골반 움직임의 해답

팔만 돌리는 수영은 없다…견갑골·흉추·몸통의 협응이 중요

코어는 강한 복근보다 ‘움직임을 조절하는 능력’에 주목해야

골반·고관절 기능이 킥과 스트림라인의 효율성 좌우

필라테스에서 강조하는 호흡과 흉곽의 움직임, 몸통 안정성, 견갑골 조절, 척추의 분절 움직임, 골반과 고관절의 협응은 수영에서도 중요한 신체 기능이다. 사진=AI 생성이미지

수영은 물의 부력 덕분에 체중 부하가 상대적으로 적은 운동이다. 그렇다고 반복적인 움직임에 따른 신체 부담까지 없는 것은 아니다. 자유형의 반복적인 팔 동작과 몸통 회전, 접영의 파동, 평영의 킥 등 각 영법은 어깨부터 척추, 골반과 고관절까지 전신의 유기적인 협응을 요구한다.

 

 

따라서 수영 중 반복되는 어깨나 허리의 불편감을 단순히 해당 부위의 근력이나 유연성 문제로만 바라보기 어렵다. 필요한 관절에서 충분한 움직임이 나오지 않거나 이를 적절하게 조절하지 못하면 다른 부위가 그 역할을 대신하는 보상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수영과 필라테스의 기능적인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다. 필라테스에서 강조하는 호흡과 흉곽의 움직임, 몸통 안정성, 견갑골 조절, 척추의 분절 움직임, 골반과 고관절의 협응은 수영에서도 중요한 신체 기능이다.

 

 

팔만 돌리는 수영은 없다…어깨와 견갑골, 흉추의 연결

 

 

수영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팔의 움직임이지만 스트로크는 어깨관절 하나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팔을 머리 위로 움직일 때 견갑골이 흉곽을 따라 적절히 움직이고 흉추와 몸통의 회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자유형을 예로 들면 한쪽 팔이 앞으로 뻗고 반대쪽 팔이 물을 밀어내는 동안 몸통에서도 회전이 발생한다. 이때 흉추에서 필요한 움직임이 충분하지 않으면 어깨나 허리 등 인접 부위에서 움직임을 보충하려는 패턴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수영인의 어깨를 관리하기 위해 무조건 많이 스트레칭하는 것이 해답이라고 볼 수 없다. 관절의 가동범위를 확보하는 것과 동시에 그 범위를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필라테스는 팔의 움직임과 견갑골, 흉곽과 척추의 관계를 세밀하게 인식하고 조절하는 훈련에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팔을 머리 위로 뻗을 때 허리를 과도하게 꺾거나 갈비뼈를 내밀어 부족한 움직임을 보상하지 않는지 확인하는 과정은 수영의 스트림라인과도 연결된다.

 

 

코어는 ‘강한 복근’이 아니라 움직임을 조절하는 중심

 

 

수영에서 흔히 “코어에 힘을 줘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를 복근을 강하게 수축해 몸통을 움직이지 않게 만드는 것으로 이해하면 수영에 필요한 자연스러운 회전까지 제한할 수 있다. 수영에서 몸통은 팔과 다리 사이에서 힘을 전달하는 중심부다. 팔이 물을 밀고 다리가 킥을 수행하는 동안 몸통이 지나치게 흔들리면 에너지 손실과 불필요한 저항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지나치게 경직되면 영법에 필요한 움직임을 방해할 수 있다.

 

 

결국 핵심은 ‘고정’보다 ‘조절’이다. 필라테스 역시 몸통을 무조건 단단하게 만드는 것보다 호흡을 유지하면서 척추와 골반을 상황에 맞게 조절하고, 팔과 다리를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능력을 중요하게 다룬다. 수영의 좋은 코어란 움직이지 않는 몸이 아니라 움직이는 상황에서도 필요한 정렬과 중심을 유지할 수 있는 몸이라고 볼 수 있다.

 

 

허리가 대신 움직이고 있지는 않은가…골반과 고관절의 역할

 

 

킥 역시 단순히 다리를 세게 차는 동작이 아니다. 자유형의 플러터 킥은 고관절을 중심으로 움직임이 이어지며 몸통과 골반이 이를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고관절에서 필요한 움직임이 부족하거나 골반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면 허리가 움직임을 대신하는 보상 패턴이 나타날 수 있다. 스트림라인을 만들면서 허리를 과도하게 젖히거나 접영의 돌핀 킥을 허리만 크게 움직이는 방식으로 수행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필라테스에서는 다리를 움직이는 동안 골반과 척추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고, 고관절의 움직임과 몸통의 조절을 구분하는 훈련을 할 수 있다. 여기서 안정성은 골반을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한다는 뜻이 아니다. 필요한 순간에는 움직이고, 불필요한 움직임은 조절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수영에서도 몸통과 골반, 고관절과 다리가 적절한 타이밍으로 연결될 때 효율적인 킥과 스트림라인을 만드는 데 유리하다.

 

 

필라테스와 수영의 공통분모는 ‘효율적인 움직임’

 

 

수영 기록을 높이기 위해 근력과 파워는 중요하다. 그러나 물속에서 만들어낸 힘이 모두 추진력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신체 정렬이 무너지거나 팔과 몸통, 골반과 다리의 움직임이 서로 연결되지 않으면 힘의 일부가 불필요한 움직임과 저항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부상 위험을 낮추기 위한 움직임과 수영 퍼포먼스를 위한 움직임은 서로 동떨어진 목표가 아니다. 필요한 관절은 충분히 움직이고 안정성이 필요한 부위는 적절히 조절하며, 각각의 움직임을 하나의 운동사슬로 연결하는 것이 공통된 과제다.

 

 

필라테스는 수영 영법을 직접 가르치는 운동은 아니다. 자유형의 캐치나 접영의 타이밍은 결국 물속에서 연습해야 한다. 그러나 자신의 움직임을 인식하고 호흡과 몸통, 견갑골, 척추, 골반과 고관절을 보다 정교하게 조절하는 보완훈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모든 수영인에게 같은 필라테스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누군가는 흉추 가동성이 부족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은 충분히 유연하지만 움직임을 제어하는 능력이 부족할 수 있다. 따라서 개인의 움직임 특성과 수영 수준을 고려한 접근이 중요하다.

 

 

부상 예방과 효율적인 수영, 결국 ‘움직임의 질’에서 만난다

 

 

필라테스를 한다고 수영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수영 부상에는 훈련량과 강도, 기술, 회복 상태, 과거 부상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지속되거나 심해지는 통증이 있다면 운동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적절한 의료 전문가의 평가를 받는 것이 우선이다.

 

 

그럼에도 필라테스와 수영이 만나는 중요한 지점은 분명하다. 어깨가 불편하다고 어깨만 보고 허리가 불편하다고 허리만 바라보는 대신, 몸 전체에서 움직임과 힘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좋은 수영을 만드는 것은 단순히 강한 몸이 아니다. 움직여야 할 관절은 충분히 움직이고, 안정돼야 할 부위는 필요한 순간에 조절되며, 팔과 몸통, 골반과 다리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는 몸이다.

 

 

결국 더 좋은 수영을 위한 질문은 “얼마나 세게 움직일 것인가”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같은 힘으로 더 효율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로 확장돼야 한다. 필라테스는 그 답을 물 밖에서 연습하고 자신의 움직임을 정교하게 다듬는 하나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작성 2026.09.14 09:27 수정 2026.09.1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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